<자화상>,요하네스 검프, 1646년
‘나’는 남편이 가난에서 구제해주었고 젊음을 파먹는 아들과 남편 옆에서 낮잠처럼 이십대를 보냈다.
클라인은 마치 구제받기 전 ‘나’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.
같이 독일어 수업과 클라인에게 미술드로잉을 배우면서 ‘나’의 외로움을 클라인이 채워주었다.
자신과는 다른 길을 걷는 클라인의 젊음은 그의 가난조차도 무색하게 반짝였다.
이 소설의 매력은 후반부로 갈수록 껍질을 까듯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 부분이다. ‘
나’와 클라인이 점점 더 얽히면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가 묽어진다. 마치 ‘나’는 점점 더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듯 진실이 드러난다.
어쩌면 클라인이 살았어야할 가장 젊고 행복한 삶 속에 ‘나’는 그녀의 남자를 빼앗고 그녀의 가난을 불사한 사랑을 빼앗고
독일에서의 유학을 빼앗고 그녀가 될 수도 있었던 화가의 지위도 앗아갔다.
그럼에도 조금의 반성도 없는 독백과 클라인이 자신의 죄책감에 의한 무의식이라며
차에 깔린 그녀가 보이냐고 묻는 장면을 통해 오싹하게도
자신이 살아온 시간의 무게를 견딜 수 없는 바로 철들지 못한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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